2012년 12월 12일
중앙보훈병원 정형외과 진료실에서 있었던 일이다
의사 : “아버님!”
환자 : “네”
의사 : “아버님, 어릴 적 할아버지 기억 나시죠?”
환자 : “네”
의사 : “아버님이 현재 그때 그 할아버지이십니다”
그 한마디가
칠십 평생 나의 잘못된 루틴을 비로써 깨닫게 해주었다
‘감사합니다, 교수님’
그래서 아래와 같이 글을 써보았다.
올해 말 경 발간될 시집에 넣을 예정이다
“느린 손
어린 시절
나무껍질 같은 할아버지 손을 잡고
길을 걸었다
짧은 보폭
느린 걸음
그것이 사랑의 다른 이름인 줄 알았다
세월이 지나 흰 벽의 진료실(중앙보훈병원 진료실)
나는 한 문장을 내려받는다
“아버님이 그때 그 할아버지이십니다”
거울 앞에 선다
낯익은 주름
할아버지를 닮은 나의 손이 거기 있다
이제야 알겠다
천천히 걷는 일은
무너지는 몸을 달래는 일이었고
남은 생을 가만히 보듬는 예의였음을
오래전의 온기 하나 내 안에 남아
말없이 등불을 밝히고
오늘의 굽이진 길을 건너게 한다.“
3월 16일 입원, 3월 17일 어깨 수술, 현재는 퇴원하여 재활 운동 중이다
담당 교수님을 잊지 못한다.
환자에게 희망과 편안함을 준다.
다만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휴일만큼은 충분히 쉬어주셨으면 한다.
선생님의 건강도 소중하다
의사분들 못지않게 깊이 감사한 분들이 따로 있다.
70병동에 근무하시는 청결 도우미 선생님부터 실습생, 수간호사님까지 모든 분이다.
명확하고 확실한 업무 분담 속에서도 서로 도우며, 무엇보다 그 따뜻한 친절함이 마음에 오래 남는다.
대한민국에
이런 병원이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고 감사하다.
대한민국의
군인이었음이 다시 한번 자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