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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합시다

51병동 간호사님들

  • 작성자 김○진
  • 등록일 2026.05.11
  • 조회수 53

• 51병동의 밤 •

한동안 51병동 사람들 속에 누워 있었다.

이곳은 참 묘한 곳이었다.

아픈 몸들이 모여 있는데

정작 더 선명하게 보이는 것은

사람이 평생 붙들고 살아온

의 습관들이었다.


누군가는 항암 주사를 맞으며

창밖만 오래 바라보았고,

누군가는 숨이 차오르는데도

담배 생각부터 꺼내 놓았다.

누군가는몸보다

보훈등급과 서류 이야기에 더 예민했고,

누군가는 잠들지 못한 채,

밤마다 병실을 서성이며

옆 사람의 잠까지 흔들어 놓았다.


괜히 더 아픈 사람에게

날 선 말을 던지는 사람도 있었고,

반대로 죽음 가까운 통증 속에서도

“미안합니다.”를 먼저 말하던 사람도 있었다.

특히 항암 투병자의 시간은

너무 조용해서 더 아팠다.


같이 복도를 걷던 사람이

2~3일 뒤 세상 여행 마쳤다는

말을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듣게 되는 곳.

처음에는 놀랐고,

나중에는 마음 한 켠이 무뎌지는 내가 더 놀라웠다.


삶과 죽음이

엘리베이터 하나 사이로 오가던 곳.

그 안에서

가장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은

언제나 간호사들이었다.

젊은 딸 같은 간호사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누군가의 신음을 듣고,

누군가의 짜증을 받아내고,

누군가의 마지막 표정을 마주했다.


어떤 환자는

고마움보다 불만이 먼저였고,

어떤 보호자는

자신의 불안을

간호사에게 화처럼 쏟아내기도 했다.

그래도 그들은 다시 웃으며 병실 문을 열었다.


새벽에도 조용히 이불을 덮어주고,

주삿바늘보다 먼저 말 한마디를 조심하던 사람들.


한 간호사는 너무 지쳤던지

“돈 많은 백수가 제 꿈이에요.” 하며 웃었는데,

그 농담 끝에 묻어 있던 피로를

나는 오래 잊지 못할 것 같다.


생각해 보면 51병동에서

가장 강한 기억의 사람들은

큰소리 내는 환자와 보호자가 아니었다.


묵묵히 치료를 견디며

오늘 하루를 살아내는 사람들,

그리고 그런 사람들 곁을 끝내 떠나지 않는 간호사들이었다.

병동은 사람의 민낯이 드러나는 곳이었다.

누군가는 끝까지 욕심을 놓지 못했고,

누군가는 마지막까지 품위를 지키려 애썼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지쳐가면서도 타인의 고통을 먼저 살폈다.

나는 그곳에서 좋은 말보다

조용한 책임감이 얼마나 귀한지 다시 배웠다.

51병동의 간호사들은

아마 내일도 모레도

누군가의 아픔과 죽음 사이를 걸으며

웃는 얼굴로 병실 문을 열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봄빛이 환하게 들어오던 어느 오후,

나는 처음으로 병보다 사람을 더 오래 바라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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